채식으로 여드름을 치료해낸 나의 경험담

2013. 4. 20. 10:55■ 건강/여드름과 모낭염


예전에 전 끔찍한 여드름 피부로 크게 고생했었습니다. 군대를 다녀온 뒤 갑작스럽게 심해진 여드름은 저에게 큰 마음의 상처가 되었죠. 그런 상황 속에서 저는 우연치 않게 채식을 알게 되었고 이를 실천하면서 피부를 정상인(?)으로 만드는데 성공했습니다. 현재도 간간히 여드름이 나긴 하지만 대부분 작은 여드름이라서 가끔씩은 주변에서 피부가 좋아졌다는 이야기도 종종 듣는 편입니다. 제가 이 글을 쓰고 블로그를 운영하는 것은 저처럼 여드름으로 고생했던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하는 겁니다. 다만, 저는 피부에 대한 전문가가 아니고 그냥 평범한 일반인이기 때문에 항상 제가 쓰는 내용들을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보시길 바랍니다.


1. 가장 힘들었던 시기


제가 여드름이 가장 심각해졌던 때는 바로 2008년이었습니다. 그때 여드름이 악화된 원인을 정확히 알지는 못하지만 개인적으로 잦은 음주와 잘못된 식습관, 매연(당시 공기가 많이 안 좋은 지역에 있었음) 그리고 선크림(기타 화장품)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때는 하루에도 3~4개씩 올라오는 크고 아픈 여드름 덕에 세안만 해도 여드름이 터져서 수건에 피가 뭍을 정도였습니다. 턱 라인에는 너무 많은 여드름이 나다 보니 피부가 붉다 못해 검게 보일 지경에 이르렀었죠.(징그러웠습니다.) 쉽게 말해서 얼굴의 반이 여드름이었습니다. 당시엔 정말 여드름으로 인해 자살하는 사람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고 지켜보는 사람 누구나 다 저에게 '무슨 일이야?'라고 말해주는 걱정의 마음도 위로는 커녕 마음에 상처만 되었습니다.(그리고 전 갑자기 여드름이 난 사람이 아니라 여드름으로 수십 년 동안 고생해온 사람입니다.)


솔직히 전 그 전까지는 화장품이나 세안만으로도 여드름이 나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크게 당황했었습니다. 이렇게 까지 여드름이 악화되니 그야말로 인생 자체가 나락(?)으로 떨어지더군요.


하지만 이렇게 쉽게 피부를 포기할 수는 없었습니다. 어떡해서든 적극적인 치료에 나서게 되었죠. 우선 병원, 화장품, 민간요법 등을 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아스피린팩, 초콜릿팩, 녹차 등을 이용한 방법이었죠. 미세하지만 피부가 조금씩 낫는 것 같아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지만 문제는 반신욕이었죠. 반신욕은 혈액 순환을 잘 되게 해서 여드름에 매우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시도해봤는데, 이게 낫기는 커녕 점점 심해졌습니다.(개인적으로 높은 고온이 오히려 제 체질과 맞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얼굴에 있던 여드름이 온몸으로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가슴과 등에도 여드름이 나기 시작하자 크게 좌절했었죠. 오죽 답답했으면 부모님이 돈을 쥐어주며 어떻게 수술이라도 해보라고 했었습니다. 하지만 전 이미 주변 사람들이 여드름 때문에 병원을 다니면서도 피부가 전혀 낫지 않는 걸 보았기 때문에 병원에 대해 강한 이 있었습니다.(수술을 해도 2~3달 뒤면 정확히 원래 피부로 돌아가더군요.) 그래서 끝까지 혼자서 치료해보기로 결심했습니다. 


시간이 흐르게 되고 2011년 가을, 운명적인 만남을 갖게 되었습니다. 바로 MBC스페셜 '목숨걸고 편식하라'라는 다큐였죠. 이 다큐멘터리의 내용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황석수 박사가 채식만으로 환자들의 당뇨, 고혈압을 치료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환자들에게 평소에 먹고 있던 약을 먹지 말라고 하고 고기, 생선, 계란, 우유를 먹지 않게 함으로써 수십 년 간 이어온 질병을 치료하는 것이 저에겐 매우 충격적이었죠.


저는 이 다큐를 보고 채식이 여드름도 낫게 해줄 거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곧바로 실천하기 시작했죠.


2. 채식 입문



하지만 채식을 한다는 게 쉽지 만은 않았습니다. 채식을 하자고 시작했는데, 문제는 주변사람들이었습니다. 특히 가족들은 왜 채식을 하는지 도저히 이해를 못하더군요. 설상가상으로 살도 빠지기 시작하고 여드름도 더 나면서 채식은 실패한 방법이라며 빨리 포기하라고 저를 압박했습니다.


저 또한 시간이 가면 갈수록 지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채식이 여드름에 효과가 있다는 확실한 증거도 잘 모르겠고 여드름이 낫기는 커녕 오히려 심해지는 것 같기도 했으니까요. 그렇지만 저는 이미 채식으로 다양한 질병을 나은 사람들을 직접 두 눈으로 봤었기 때문에 쉽게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한 달, 두 달이 지나면서 아주 조금씩 피부가 나아지는 게 느껴졌습니다. 여전히 붉은 여드름이 나곤 했지만 크기가 조금씩 줄어들었고 피부가 검게 만 보이던 턱 라인에도 조금씩 살색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죠. 하지만 여전히 심각한 여드름 피부였기 때문에 인내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래도 끝까지 하자는 결심으로 밀어붙였죠.


그리고 3~4달 째 되던 날부터 피부가 눈에 띄게 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여드름 개수도 많이 줄었고 어느 정도 정상인 범주에 드는 피부가 된 것이죠. 이 때부터 주변 사람들도 피부가 많이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도 조금씩 자신감을 갖게 되었죠.(정확히는 3달이 아니었을 수도 있습니다. 저도 정확히 기억하진 못하기 때문입니다. 채식으로 여드름이 낫는 기간은 사람마다 더 짧을 수도, 더 길 수도 있다고 봅니다.)


3. 끝없는 항해(?)



이후에 저는 피부가 점점 좋아지면서 이대로 여드름과 작별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죠.


바로 명현 현상이었습니다. 여드름은 그렇다 치더라도 갑작스럽게 생긴 알레르기 현상은 꽤 심각한 고민이었죠. 다리가 가렵기 시작하더니 몸 여기 저기가 가려운 느낌이 나는 겁니다. 저는 처음에 이것이 음식이나 다른 환경에 원인이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가장 정확한 원인은 추위(혹은 건조)였습니다. 조금만 추워져도 몸에서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더군요. 가려운데 놔두면 굉장히 심각해져서 처음엔 고생 좀 했습니다. 지금은 크림이나 로션을 바르는데, 이것만 잘 바르면 잘 낫고 추위에도 별 문제가 없더군요.


그리고 여드름에 대한 문제도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저 같은 경우 매운 음식, 마늘, 두부 등은 몸에 좋을 거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먹었죠. 그런데 이런 식품들이 우리 몸에 유익한 건 사실이지만 너무 많이 먹거나 먹는 방법에 문제가 있을 경우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습니다. 저는 이런 점들을 하나씩 깨닫게 되면서 결국 극단적인 채식까지 하게 되었죠. 제가 말하는 이 식단은 매운 음식이나 참기름(참기름은 쉽게 부패 되기 때문에 건강에 안 좋을 수도 있습니다.), 단백질 등을 완벽히 배재하고 최대한 조리를 하지 않은 생식 그대로 먹는 겁니다.


이렇게 먹을 경우 문제는 굉장히 맛이 없다는 것인데, 효과는 매우 좋습니다. 사실 채소나 과일은 자연 그대로 먹을 때 가장 많은 영양소를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 몸에 필요 없는 소금(나트륨은 필요하지만 소금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등을 철저히 제외하면서 최고로 유용한 식단을 만들 수 있는 것이죠.(환자들이 저염식을 먹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렇게 극단적인 채식을 유지했을 때 저의 피부 또한 가장 좋았습니다. 그리고 여드름을 완벽하게 치료할 수 있었죠.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죠. 아까 말한 것처럼 일단 맛이 없구요. 그리고 사회생활, 친구모임 등을 하게 될 경우 이런 식단을 유지한다는 것은 거의 힘들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도 좀 더 효율적으로 여드름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습니다.(쉽게 말해서 완벽한 채식은 분명 여드름을 완치할 수 있다고 봅니다. 여드름이 심각한 분이라면 최대한 완벽한 채식을 하면서 피부가 나은 뒤 조금씩 식단을 완화하는 것이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음식이 약이 되게 하고, 약이 음식이 되게 하라.


먹는 것으로 고칠 수 없는 병은 의사도 고치지 못한다.


(히포크라테스)



4. 치료가 아닌 관리의 개념



제 생각에는 여드름 피부를 완벽하게 뒤집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다시 말해 여드름 피부는 체질적으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이것을 어느 정도 호전시킬 수는 있어도 완벽하게 다른 체질로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죠.(체질은 쉽게 말해서 머리 색깔이 노란 것과 같습니다. 노란 머리를 검은 머리로 바꿀 수는 없습니다.)


여드름 피부는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관리한다는 개념으로 생각해야만 합니다. 그래서 좀 더 효율적으로 피부를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지 어떤 방법 하나로 짠 하고 완치하는 개념이 아닌 것이죠.(좀 더 쉽게 설명하자면 건강과 비슷합니다. 운동을 열심히 하게 되면 건강해지지만 운동을 하지 않고 가만히 누워서 티비만 본다면 건강 또한 좋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저는 그런 피부를 관리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채식을 주장하는 겁니다. 이것이 사람에 따라서 효과가 더 좋을 수도, 더 나쁠 수도 있겠지만 대체적으로는 효과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4줄 요약

1. 완벽한 채식은 여드름을 완치할 수 있게 한다. 하지만 완벽한 채식을 하는 것은 나조차도 쉽지 않다.

2. 채식을 한 이후에 좋은 결과물도 있지만 나쁜 결과물 또한 존재한다. 채식을 한 후로 어떤 명현 현상이 일어날지 나도 예측하기 어렵다.(다만, 대부분은 시간이 흐르면서 나아진다.)

3. 여드름 피부는 완벽히 '치료'한다기 보다 '관리'한다는 개념으로 생각해야 한다. 방심하면 언제든지 여드름은 올라올 수 있다.

4. 체질에 따라서 채식으로 피부를 치료하는 기간은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올바른 방법으로 꾸준히 한다면 반드시 효과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