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1. 6. 16:01ㆍ■ 건강/다이어트와 운동

많은 분이 오후가 되면 찾아오는 '당 충전'의 유혹 때문에 고민하십니다. 점심을 든든히 먹었는데도 3~4시쯤 되면 어김없이 달콤한 과자나 빵, 짭짤한 스낵이 생각나곤 하죠. 오늘은 이러한 간식 습관을 아주 조금만 바꿔도 우리 몸, 특히 대사 건강에 놀라운 변화가 일어난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자세히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최근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습관적으로 먹던 고탄수화물 간식을 '견과류'로 바꾸는 것만으로도 단 음식에 대한 갈망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식단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합니다. 이 연구가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 그리고 왜 이런 효과가 나타나는지 전문가의 시각에서 친절하고 상세하게 풀어드리겠습니다.
고탄수화물 간식 대신 견과류 한 줌, 단맛 중독을 끊어내는 열쇠
지난 12월 2일, 영양학 분야의 저명한 국제 학술지인 '뉴트리언츠(Nutrients)'에는 매우 주목할 만한 연구 결과가 실렸습니다. 밴더빌트 대학교 메디컬 센터(Vanderbilt University Medical Center) 연구진이 진행한 이 실험은 대사 증후군의 위험이 있는 젊은 성인들을 대상으로, 간식의 종류가 식탐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습니다.
1. 연구는 어떻게 진행되었나요?
연구진은 22세에서 36세 사이의 남녀 84명을 모집했습니다. 이들은 모두 대사 증후군의 위험 요소를 적어도 하나 이상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여기서 대사 증후군이란 복부 비만, 고혈압, 높은 혈당, 이상지질혈증 등 심장 질환이나 당뇨병의 발병 위험을 높이는 위험 인자들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상태를 말합니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16 듀(약 4개월) 동안 하루 두 번 간식을 섭취하도록 했습니다. 중요한 점은 두 그룹의 간식이 칼로리, 단백질, 섬유질, 나트륨 함량 면에서는 비슷하게 설계되었다는 것입니다.
- 견과류 섭취 그룹: 하루 두 번, 소금이 첨가되지 않은 생견과류 믹스(아몬드, 호두, 피칸, 마카다미아, 헤이즐넛, 피스타치오, 캐슈너트)를 약 33.5g씩 섭취했습니다.
- 고탄수화물 간식 그룹: 프레첼, 동물 모양 크래커, 통밀 크래커, 그래놀라 바 등 우리가 흔히 접하는 탄수화물 위주의 간식을 섭취했습니다.
2. 견과류가 가져온 놀라운 변화: 단맛 갈망의 감소
16주간의 실험 결과, 견과류를 섭취한 그룹에게서 매우 긍정적인 식습관의 변화가 관찰되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바로 '단 음식에 대한 욕구'가 줄어들었다는 점입니다.
구체적으로 쿠키, 브라우니, 도넛, 사탕, 아이스크림 같은 고당분 음식에 대한 갈망 수치가 유의미하게 떨어졌습니다. 예를 들어, 브라우니에 대한 갈망은 5점 만점 척도에서 약 0.5점 가까이 하락했고, 쿠키에 대한 갈망은 0.6점 이상 감소했습니다. 단순히 참는 것이 아니라, 몸이 단것을 덜 원하게 된 것입니다.
또한, 짠 음식이나 냉동 디저트를 찾는 횟수도 줄어들었으며, 단맛 자체에 대한 선호도가 감소했다고 응답한 비율도 실험 전보다 약 12.5% 줄어들었습니다. 반면, 견과류 대신 탄수화물 스낵을 먹은 그룹은 이러한 식탐의 변화가 거의 없었습니다.
3. 체중 변화의 역설: 칼로리는 같은데 살은 찌지 않았다?
많은 분이 견과류가 지방 함량이 높아 살이 찌지 않을까 걱정하십니다. 하지만 이번 연구 결과는 정반대의 사실을 보여주었습니다.
탄수화물 간식을 먹은 그룹은 실험 기간 동안 평균적으로 체중이 약 0.8kg 증가했습니다. 간식으로 인해 하루 총 섭취 칼로리가 약 350kcal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견과류 그룹은 체중 증가가 전혀 없었습니다.
견과류 그룹은 고밀도 에너지를 가진 견과류를 간식으로 섭취했음에도 불구하고, 식사 때 먹는 음식의 양이 자연스럽게 줄어들면서(하루 약 468g 감소) 전체적인 칼로리 균형이 유지되었습니다. 이는 견과류가 주는 포만감이 다음 식사의 과식을 막아주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배고픔을 억지로 참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체중 관리가 되었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4. 왜 견과류가 식탐을 줄여줄까요?
그렇다면 도대체 왜 견과류가 이런 효과를 내는 것일까요? 여기에는 생리학적인 이유가 숨어 있습니다.
- 혈당의 안정화: 프레첼이나 크래커 같은 정제 탄수화물은 소화가 빨라 혈당을 급격히 올렸다가 떨어뜨립니다(혈당 스파이크). 혈당이 급격히 떨어지면 우리 뇌는 다시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해 강한 허기를 느끼게 하고, 즉각적인 에너지원인 당분을 찾게 만듭니다. 반면, 견과류에 풍부한 건강한 불포화 지방, 단백질, 식이섬유는 소화 속도를 늦춰 혈당을 아주 완만하게 유지해 줍니다. 혈당이 안정되니 가짜 배고픔이나 당분 욕구가 생기지 않는 것입니다.
- 식욕 조절 호르몬(GLP-1)의 증가: 이번 연구의 혈액 검사 결과, 견과류 섭취 그룹은 식욕을 조절하고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인 'GLP-1' 수치가 증가했습니다. 최근 비만 치료제와 관련해 주목받고 있는 이 호르몬이 자연스럽게 늘어나면서 케이크나 아이스크림 같은 음식에 대한 욕구를 생물학적으로 억제해 준 것입니다.
- 저작 운동의 효과: 견과류는 부드러운 빵이나 과자와 달리 오랫동안 꼭꼭 씹어 먹어야 합니다. 이러한 씹는 행위(저작 운동) 자체가 뇌의 포만감 중추를 자극하여 식사 만족도를 높이고, 더 오랫동안 배가 부르다는 신호를 보내게 됩니다.
5. 일상 속 실천 가이드: 어떻게 먹어야 할까요?
이 연구 결과를 여러분의 삶에 적용하기 위해 몇 가지 구체적인 조언을 드립니다.
- 적정 섭취량: 아무리 좋은 견과류도 많이 먹으면 과잉 칼로리가 될 수 있습니다. 연구에서 제시한 양처럼 하루에 약 한 줌(약 30g, 1/4컵 분량) 정도를 간식으로 드시는 것이 가장 적당합니다.
- 종류의 선택: 시중에는 맛을 내기 위해 소금이나 설탕, 꿀을 입힌 견과류가 많습니다. 건강을 위해서는 반드시 '무염(Unsalted)' 이나 '생(Raw)' 또는 기름 없이 볶은 '드라이 로스팅(Dry-roasted)' 제품을 선택하세요. 여러 종류가 섞인 믹스 견과류를 드시면 다양한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할 수 있어 더욱 좋습니다.
- 견과류 알레르기가 있다면?: 견과류 알레르기가 있는 분들은 **씨앗류(해바라기씨, 호박씨)**가 훌륭한 대안이 됩니다. 씨앗 역시 단백질과 건강한 지방, 섬유질이 풍부합니다. 혹은 볶은 병아리콩이나 풋콩(에다마메), 그릭 요거트 등도 비슷한 포만감 효과를 줄 수 있는 좋은 단백질 간식입니다.
마치며
우리가 무심코 집어 먹는 오후의 과자 한 봉지가 우리 몸의 호르몬 시스템을 교란하고 끊임없는 식탐의 굴레에 빠지게 할 수 있습니다. 오늘부터는 책상 위나 가방 속에 작은 견과류 통을 하나 준비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그 작은 '한 줌'의 변화가 여러분의 미각을 바꾸고, 나아가 대사 건강을 지키는 든든한 방패가 되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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