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7. 7. 11:32ㆍ■ 건강/탈모와 남성건강

암 위험과 연결된 최신 연구,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남성에게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남성호르몬)은 흔히 성욕, 근육량, 활력과 관련된 호르몬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낮다고 하면 많은 사람이 먼저 “성욕이 줄었다”, “피곤하다”, “운동해도 근육이 잘 안 붙는다” 정도를 떠올립니다.
하지만 최근 연구들은 저테스토스테론을 단순한 활력 저하의 문제가 아니라, 남성의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보여주는 하나의 biomarker(생체표지자)로 바라볼 필요가 있음을 시사합니다. 특히 2026년 발표된 대규모 연구에서는 남성의 매우 낮은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향후 암 발생 및 암 사망 위험과 관련될 수 있다는 결과가 보고됐습니다.
다만 이 내용을 잘못 이해하면 안 됩니다. 핵심은 “테스토스테론이 낮으면 곧바로 암에 걸린다”가 아닙니다. 현재까지의 연구는 cause(원인)를 증명한 것이 아니라 correlation(상관관계)을 보여준 것입니다. 즉, 낮은 테스토스테론이 암을 직접 만든다기보다, 몸 안에서 이미 진행 중인 대사 이상, 염증, 근감소, 비만, 당뇨 위험, 면역 기능 저하 같은 문제를 반영하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연구에서 무엇을 발견했나?
이번 연구는 Androgens In Men Study, 즉 AIMS라는 국제 공동 연구의 일부로 진행됐습니다. 연구진은 호주, 미국, 유럽의 11개 코호트 연구 자료를 분석했고, 남성의 혈액 속 성호르몬 농도와 이후 암 발생 및 암 사망 사이의 관련성을 살폈습니다. 분석된 호르몬에는 testosterone(테스토스테론), dihydrotestosterone, SHBG, LH 등이 포함됐습니다.
연구 결과,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낮은 남성은 이후 암으로 사망할 위험이 더 높게 나타났습니다. 특히 발표 자료에 따르면 낮은 테스토스테론 남성은 향후 암 사망 위험이 약 18% 높았고, 기저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8.6 nmol/L 아래로 떨어질 때 암 위험 증가가 관찰되기 시작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젊고 건강한 남성의 테스토스테론 범위는 대략 10~30 nmol/L로 설명됩니다.
흥미로운 점은 전립선암과의 관계입니다. 오래전부터 “테스토스테론이 높으면 전립선암 위험이 커지는 것 아니냐”는 인식이 있었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자연적으로 생성되는 테스토스테론 수치와 전립선암 위험 사이에 뚜렷한 관련성이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전립선암 위험은 SHBG와 LH라는 다른 성호르몬 지표의 낮은 수치와 더 관련되어 보였습니다.
왜 저테스토스테론이 암 위험 신호가 될 수 있을까?
테스토스테론은 단순히 성 기능에만 관여하는 호르몬이 아닙니다. 근육량, 지방 분포, 골밀도, 혈당 조절, 염증 반응, 면역 기능과도 연결되어 있습니다. Cleveland Clinic도 남성 저테스토스테론이 골다공증이나 심혈관계 문제와 관련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예를 들어 테스토스테론이 낮은 남성에게서는 내장지방 증가, 인슐린 저항성, 만성 저강도 염증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세 가지는 암 위험을 높이는 대표적인 생물학적 환경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내장지방은 단순히 배에 붙은 지방이 아닙니다. 지방세포는 염증성 물질을 분비하고, 인슐린과 성장 인자 신호를 바꾸며, 몸 안의 호르몬 균형에도 영향을 줍니다. 인슐린 저항성이 커지면 혈당과 인슐린 수치가 높아지고, 이는 세포 성장 신호를 과도하게 자극할 수 있습니다. 만성 염증은 세포 손상과 DNA 복구 과정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암 발생 환경과 연결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저테스토스테론은 그 자체가 암을 만드는 단일 원인이라기보다, 몸 전체의 metabolic health(대사 건강)가 나빠지고 있다는 경고등일 가능성이 큽니다.
증상이 없다면 무조건 검사해야 할까?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합니다.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해서 모든 남성이 당장 테스토스테론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Endocrine Society 진료 지침은 남성 성선기능저하증을 진단할 때, 단순히 수치 하나만 보는 것이 아니라 증상과 반복적으로 낮은 혈중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고 권고합니다. 또한 일반 남성 전체를 대상으로 routine screening(일상적 선별검사)을 하는 것은 권장하지 않습니다.
검사를 고려할 수 있는 대표적인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 성욕 저하
- 발기 기능 저하
- 설명하기 어려운 만성 피로
- 근육량 감소
- 운동 능력 저하
- 복부 지방 증가
- 골밀도 감소 또는 골다공증
- 우울감, 의욕 저하
- 빈혈이 반복적으로 확인되는 경우
테스토스테론 검사는 보통 아침 공복 상태에서 시행하며, 한 번의 검사로 확정하지 않습니다. 지침에서는 아침 공복 총 테스토스테론 측정을 반복해 확인할 것을 권고합니다. 이후 실제로 낮은 수치가 반복된다면 LH, FSH 등 추가 호르몬 검사를 통해 고환 문제인지, 뇌하수체·시상하부 문제인지, 혹은 비만·수면부족·당뇨 같은 전신 건강 문제와 관련된 것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테스토스테론 보충요법을 하면 암 예방이 될까?
현재 답은 “그렇게 말할 수 없다”입니다.
이번 연구는 테스토스테론 수치와 암 위험 사이의 관련성을 본 것이지, TRT(testosterone replacement therapy·테스토스테론 보충요법)가 암을 예방하는지를 실험한 연구가 아닙니다. 연구진 역시 낮은 테스토스테론이 암 위험과 관련되어 보이지만, 남성에게 테스토스테론을 투여한다고 해서 그 위험이 낮아진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테스토스테론 보충요법은 분명 필요한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명확한 성선기능저하증이 있고, 증상이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경우에는 전문의 판단하에 치료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Endocrine Society도 증상이 있고 반복적으로 낮은 테스토스테론이 확인된 남성에게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고 제시합니다.
하지만 TRT는 단순한 활력 주사처럼 접근할 치료가 아닙니다. 임신 계획이 있는 남성에서는 생식 능력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전립선 질환, 수면무호흡, 적혈구 증가, 심혈관계 위험 등을 함께 평가해야 합니다. 지침에서도 전립선암, 유방암, 높은 PSA, 최근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등 특정 조건에서는 테스토스테론 치료를 피하거나 매우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생활습관 점검입니다
남성호르몬 수치가 낮거나, 활력이 떨어지고, 복부지방이 늘고, 운동 능력이 감소했다면 먼저 몸 전체의 건강 상태를 점검해야 합니다. 특히 체중, 수면, 운동, 혈당, 음주, 흡연 여부를 함께 봐야 합니다.
American Cancer Society는 암 예방을 위해 건강한 체중 유지, 규칙적인 신체활동, 건강한 식사 패턴, 음주 제한을 강조합니다. 성인의 경우 주당 150~300분의 중강도 운동 또는 75~150분의 고강도 운동이 권장되며, 오래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이는 것도 중요합니다.
식사는 특정 보충제보다 전체 식사 패턴이 중요합니다. 다양한 채소, 과일, 통곡물, 콩류를 충분히 섭취하고, 가공육, 과도한 붉은 고기, 당류 음료, 고도로 가공된 식품은 줄이는 방향이 좋습니다. 미국암학회는 암 예방 목적으로 특정 건강기능식품을 권장하지 않으며, 영양소는 가능하면 식품을 통해 섭취하는 것을 강조합니다.
수면도 중요합니다. 수면 부족은 테스토스테론 분비 리듬, 인슐린 감수성, 식욕 조절 호르몬, 염증 반응에 모두 영향을 줍니다. 특히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이 있는 남성은 낮 동안 피로, 복부비만, 혈압 상승, 저테스토스테론이 함께 나타날 수 있어 진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남성이 체크해야 할 현실적인 건강 지표
테스토스테론 하나만 보는 것보다 다음 지표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더 실용적입니다.
첫째, 허리둘레입니다. 체중이 크게 늘지 않아도 허리둘레가 증가하면 내장지방이 늘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내장지방은 대사질환과 염증의 중심에 있습니다.
둘째, 공복혈당과 당화혈색소입니다. 인슐린 저항성이 커지면 테스토스테론 수치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고, 장기적으로 암과 심혈관질환 위험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셋째, 간수치와 중성지방입니다. 지방간, 고중성지방혈증, 복부비만은 서로 연결되어 있고, 남성호르몬 저하와도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넷째, 근육량과 운동 수행능력입니다. 테스토스테론은 근육량 유지와 관련이 있지만, 반대로 운동 부족과 근감소도 테스토스테론 저하와 연결될 수 있습니다. 특히 중년 이후에는 근력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대사 건강 유지에 매우 중요합니다.
다섯째, 암 검진입니다. 저테스토스테론 여부와 관계없이 연령과 가족력에 맞는 암 검진은 기본입니다. 대장암, 위암, 간암, 폐암, 전립선암 등은 개인의 나이, 흡연력, 가족력, 기저질환에 따라 검진 전략이 달라집니다.
결론: 저테스토스테론은 ‘치료 대상’이기 전에 ‘건강 경고등’입니다
이번 연구가 주는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낮은 테스토스테론은 남성의 암 위험 및 암 사망 위험과 관련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을 “테스토스테론을 올리면 암이 예방된다”로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더 정확한 해석은 이렇습니다. 중년 이후 남성에게 테스토스테론이 만성적으로 낮게 나타난다면, 단순히 남성호르몬만의 문제가 아니라 몸 전체의 건강 상태가 나빠지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증상이 있다면 병원에서 정확히 검사하고, 반복적으로 낮은 수치가 확인되면 원인을 찾아야 합니다. 동시에 체중 관리, 근력운동, 유산소운동, 충분한 수면, 금연, 절주, 혈당 관리, 정기 암 검진 같은 기본적인 건강 전략을 우선해야 합니다.
남성호르몬은 활력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더 넓게 보면 몸의 대사 건강과 회복력을 보여주는 창입니다. 수치 하나에 집착하기보다, 그 수치가 왜 낮아졌는지를 보는 것이 진짜 건강 관리의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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